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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3, Springdale/도발적인 생각

자기완성

자기완성

 흔히들, 우리는 주위에서 자기완성을 위해 살아가는 사람들을 본다.  때때로 우리 자신도 이런 부류에 속하기도 한다.  완벽은 좋은 것일 수도 있으니깐.  완벽 하려면 자기 자신을 끊임없이 ‘완성’ 시켜야 하지 않겠는가?

 끊임없이 자신을 “완벽한” 존재로 만들기 위한 이 자기완성은, 일단 그 목표에 다다를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이 “자신을 완성시킨다” 라는 명제에는 커다란 오류가 여러가지가 있다.

 하나는, 자기 완성의 궁극적인 모델을 우리가 모른다는 것.
 다른 하나는, 자기완성을 위해 살아가려는 행동이 배타주의적 우월감에 빠질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자기완성을 위해 살아가는 삶 자체가 끊임없는 자기부정을 동반한다는 것.
 이 중에서, 마지막 항목은 소설가 이영도씨의 『눈물을 마시는 새』에서 발췌했음을 미리 밝힌다.

 공부, 운동, 일, 사랑 등 일련의 작업을 통해서 우리는 좀 더 나은 자신을 만들어가려고 한다. 

셰익스피어가 말하기를, 인간은 주는 것보다 받는 것이 더 많아야만 발전할 수 있다고 한다.  주는 것이 받는 것보다 많으면 그건 쇠퇴고, 주는 것과 받는 것이 같으면 그건 제자리걸음이기 때문이다.  좀 더 나은 지성을 위해서 우리는 공부하고, 좀 더 나은 신체를 위해서 운동하며, 좀 더 나은 부와 명예를 위해서 일하고, 그럼에도 부족한 면을 서로 보완하기 위해서 우리는 사랑한다.

위 네 가지의 사항들은 우리들 대부분에게 있어 ‘자신을 완성하기 위한 수단’이 된다고 나는 생각한다.  하지만, 과연 이 것들이 우리가 ‘스스로를 완성하기 위해 필요한 사항’ 들일까? 솔직히 나로써는 잘 모르겠다.  물론, 개개인의 능력발전을 위해서 도움이 되는 것은 맞지만, 정말 우리가 저것들 – 공부, 운동, 일, 사랑 등 – 을 가지고 추구하고자 하는 좀 더 나은 “자신”의 모델은 무엇일까?
틀리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맞는 것인지는 더더욱 모르겠다.

아마도, 사람들은 자기 완성을 위한 자신만의 목표, 또는 목적지가 있을 것이다.  우리는 그것을 꿈이라고 부르며, 그 꿈을 현실로 만들었을 때, 자기 완성이 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이 시점에서, 우리는 한가지 오류를 범할 수 있다.
각자의 목표, 목적지가 있기 때문에 이 것들은 타인의 그것들과는 아마도 다른 형태를 취하고 있을 것이다.  이 과정에서, 우리는 자신의 꿈과 타인의 꿈을 비교하게 된다.  처음에는 양쪽의 ‘다름’을 가지고 비교하겠지만, 모든 비교가 그렇듯이 이 ‘다름’은 ‘틀림’으로 발전하게 된다. 

즉, 자신의 꿈이 타인에 비해 얼마나 뒤쳐지는지, 또는 얼마나 앞서가는지를 비교를 통해 알아냄으로써, ‘궁극적인 완성’의 목표가 점진적으로 잡혀가게 된다.  예를 들면, 어떤 고난과 역경도 이겨내고, 전세계를 지배하겠다는 야망을 가진 사람의 눈에는, 아무 걱정 없이 자신에게 주어진 상황에서 편하게 지내고 싶다는 ‘상대적으로 소탈한’ 꿈을 가진 사람을 무시할 수도 있다.  ‘완벽’ 하다는 것은 무엇인가?  그것은 무결점이며, 결점이 있는 다른 것들보다 나은 존재, 그리고 그 것들이 본받아야할 존재가 아닌가? 

그렇기 때문에, 자신의 완성과 다른 타인의 완성을 봄으로써 생길 수 있는 결과는 두 가지 이며, 둘 다 부정적이다.  자신의 부족함으로 인해 생긴 열등감, 아니면 자신이 낫다고 생각하며 타인을 무시하는 배타주의적 우월감.

하지만, 이 ‘비교’라는 과정은 항상 자신의 것과 타인의 것을 비교하는데 그치지 않는다.  이미 말했지만, ‘좀 더 나은 자신’은 자신이 앞으로 노력해서 만들어갈 목표다. 

여기서 한 가지 전제가 생긴다.  좀 더 나은 자신은 결국 현재의 자신은 ‘좀 더 부족한 자신’이라고 정의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타인의 ‘완벽의 기준’도 비교대상이 되지만, ‘현재의 상대적으로 불완전한 자신’도 비교대상이 된다.  여기에 현재의 자신에 대한 ‘배타주의적 우월감’에 빠지는 상황이 생기는데, 이는 곧 자기 스스로를 적으로 만드는 행위다.

자기부정은 곧 스스로를 버리는, 또한 자신에게 버림받는 행위이다.  좀 더 나은 존재의 자신을 만들려는 것은 좋지만, 자기 자신을 적으로 규정하는 자기완성은 적절하지 못한 것 같다.  인간은 자신의 불완전성까지 자기 자신의 일부임을 깨달아야 하기에.

그리고 자신을 구성하는 그 불완전성을 버릴 때, 나는 더이상 내가 아니게 되는 것 같아서 두렵다.

원문 주소: http://konayuki.kr/8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