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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2, 35mmº/Talk Talk Talk

Nikon F3 HP


니콘 F3 HP.
아버지께서 내가 태어나기 직전에 구입하신 사진기.
당시 존재하던 일제 사진기중 거의 최고를 달리던 사진기중 하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모델이다.
지금은 내가 한국에서 가지고 와서 쓰고있는데 20년이 한참 지난 모델임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문제 없이 너무나 잘 쓰고있다.
(아 그러고보니 ISO표시해주는 윌의 스프링이 약해져서 교환은 한적이 있다...)
디지털 SLR이 판을 치는 시대지만(나도 디지털을 필름보다 많이 찍지만...) 여전히 35mm필카는 사진찍는사람을 즐겁게 해준다.

현상할때까지 본인이 찍은사진이 제대로 나왔는지 궁금해 하면서 기다리는것도 재미.
직접 현상할수 있는 여건이 된다면 금상첨화지만 아무래도 하숙집인데다 이것저것 살 여건도 되지 않고 학교에서 주로 현상을 하지만 그것만으로도 꽤나 만족스러운 기분을 주는 사진기.

필름 SLR, 특히 완전 수동사진기들을 다뤄본 사람들이라면 공감하는 분들이 많을꺼 같다. 요즘 디지털은 너무... '똑똑하다.'
사람의 힘을 들이지 않아도 사실 멋진 사진을 뽑아내는게 쉽게 가능하다. 한두장 찍어보고 맘에 안들면 셋팅 한두번 바꿔서 계속 계단올라가듯 찍어본 다음에 모니터에 띄우고 맘에 드는거 골라서 포토샵이나 어파쳐 같은 프로그램으로 손 살짝 대주면 사진은 쉽게 나온다. 물론 훌륭한 사진이 안나온다는건 아니지만... '고생'을 너무 안해서 사진이 별거 아니라는 느낌이 쉽게 든다. 필름이라면 돈은 한계가 있으니 원하는 종류의 필름을 고민해서 사고, 필름 컷수에도 한계가 있으니 고민고민해서 한장한장 찍어서 필름 한두롤 현상하는데 10분, 세척하고 말리는데 15분, 사진 잘라서 담고 고르고 현상하고... 맘에 들지 않으면 다시하고 다시하고, 혹시 사진이 마음에 들지 않게 촬영됬다면 다시 촬영하고... 글로 나열하면 지겨운 작업처럼 보일지 모르겠지만 실제로 즐기는 사람들에게 있어선 이 모든 과정을 통해서 만들어진 한장이 매우 소중하다. (이경우엔 사실 남들이 좋아하건 안좋아하건 그건 문제가 되질 않는다,)

그래서 나는 내 사진기를 기분좋게 넘겨준 우리 아부지와 내 사진기에게 감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