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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3, Springdale/eSports

e스포츠 승부조작사건 완전 분석

이번 승부 조작 사건을 기점으로 내가 가장 좋아하게 된 선수는 신상문 선수다 (신상문 선수는 이번 사건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

*타이틀 사진 신상문 선수는 이번 사건과 연루되지 않았습니다.
최근 희대의 이슈로 떠오른 e스포츠 승부조작 사건.  사회적으로 따지면 상대적으로 비주류로 알려져 있던 전자오락을 기반으로 한 스포츠가 승부조작이라는 사건에 휘말리고 말았다.  물론 e스포츠를 사랑하는 필자로써는 단 한 번도 e스포츠가 비주류라고 생각해본 적은 없지만, 아직도 많은 사람들은 프로게이머들을 그저 게임이나 하는 폐인으로 묘사하고, 이 들을 스폰서하는 기업들을 그저 쓸데 없는 곳에 돈을 낭비하는 곳으로 생각하는 등, 승부 조작 사건이 일어나기 전에도 e스포츠에 대한 세간의 인식은 그렇게 좋은 편이 아니었다.

하지만, 필자는 그런 e스포츠를 사랑했다.  무엇보다, e스포츠는 e스포츠 나름대로 그 분야에 몸과 마음을 바쳐 순수한 마음으로 종목의 발전과 번창, 그리고 사회의 일원으로 남을 수 있기 위한 노력을 하는 사람들이 많았고, 그 사이에서 이미 인정되어있는 야구와 축구 같은 여타 다른 스포츠들을 상회하는 많은 이들의 목적 의식에 감정이입을 할 수 있었다는 것.  그렇기 때문에 나는 한국과 16시간이라는 시차가 떨어진 곳에 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멀리서 항상 경기들을 챙겨보고 선수들을 응원하고, 많은 곳의 커뮤니티 활동에도 참여하면서, e스포츠의 무한한 발전을 기대해왔다.

내가 e스포츠에 가장 관심을 갖는 종목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러하듯이 스타크래프트다.  비록 이제는 가까운 시일 내에 스타크래프트2 출시가 결정되어 있고, 스타크래프트라는 단일 종목만으로 이미 10년이 넘는 시간이 흘러왔기에, 어느 정도 스타크래프트는 종목상으로는 퇴행기에 있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아직도 경기장을 찾는 수 많을 팬들, 아직까지도 프로게이머가 되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는 수 많은 사람들의 열정을 보면서, 나는 이 판이 아직은 좀 더 발전할 수 있다고 믿어왔고, 지금도 그렇게 믿기는 한다.

하지만, 예전에 비해 의심이 생긴 것은 사실이다.  대한항공이 온게임넷 스타리그를 후원하기로 했을 때, 나는 적지 않은 감동과 놀라움 속에서 모든 경기들을 챙겨보았고, 퇴출 위기에 놓였던 한빛 스타즈를 웅진 측에서 인수하면서, “아, 그래도 아직도 이 판에는 낙관적인 전망을 하는 힘 있는 사람들이 있구나,” 라는 생각을 하며 마음을 놓았다.  그리고, MBC게임에서 주최하는 MSL에서는 사상 최초로 같은 선수가 두 번 연속 결승에서 만나게 되었으며, KT Rolster 소속의 이영호는 이윤열도 해내지 못했던 전무후무한 양대 개인리그 결승 2연속 진출을 이뤄냈다.

스폰서의 입장에서 본다면, 아직 e스포츠 판들은 건재한 편이다.  아니, 적어도 지금까지는 그래왔다.  대한항공을 비롯해, 신한은행, KT, 동아제약, LG, 프링글스, CJ, 아레나, STX 같은 각 분야에서 커다란 인지도를 가지고 있는 대기업들이 많은 대회들을 후원해왔고, 대회가 아니더라도 프로게임단 운영이라는 취지에서 삼성전자, 웅진, SK텔레콤, 화승 같은 기업들이 든든하게 뒤에서 백업을 해주고 있다.

결정적으로, 제도권에서 가장 처음 인정을 받은 사례는 온게임넷의 김태형 해설이 5월 21일자 “돌아온 뒷담화”에서 언급한 것처럼, 공군에서 프로게임단을 창설했다는 것이다.  물론 창단 과정에서 여러가지 잡음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e스포츠에 종사하는 커다란 열정을 가진 수 많은 사람들의 노력 끝에 최초로 軍 상무개념인 공군 프로게임단이 탄생했다.  그리고 그 공군에이스 마저도 승부 조작에서 깨끗할 수 없었다.

현재까지 혐의가 입증된 선수나 관계자들은 다음과 같다.
마재윤, 박찬수, 박명수, 문성진, 진영수, 김창희, 원종서, 김성기, 신희승

이 중, 몇몇 선수들은 내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던 선수들이었고, 몇 명은 그저 그런 선수들, 그리고 개인적으로 안 좋게 보던 선수들도 있었지만, 승부 조작 사건이 터지고 나서는 나는 그들을 그저 같은 눈으로 볼 수 밖에 없었다.


마재윤



슈마 GO 소속의 막내로 시작해 CJ 엔투스의 최고참까지 올라간 선수.  개인리그 4회 우승, 1회 준우승이라는 엄청난 기록을 가지고 있으며, 저그라는 종족의 선수 중에선 최초로 본좌라는 소리를 들엇다.  마재윤의 그런 활약 덕분에, 임이최마라는 수식어가 생겼다.  이는, 마재윤을 본좌로 인정하면서 마재윤 이전 e스포츠 판을 호령했던 사람들까지 재조명될 수 있는 계기였다.

그런 마재윤이 2007년 3월 3일, 곰TV MSL 시즌1 결승전에서 김택용에게 3:0으로 패배하고 만다.  세대의 교체는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으니깐 어쩔 수 없다고 하더라도, 그 후에도 마재윤은 우승까지는 하지 못했어도, 한 동안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었지만, 점점 성적을 내지 못하게 된다.  그는 느리지만 확실하게 e스포츠에서 팬들에게서 존재감을 상실하게 되었고, 결국 소속된 CJ 엔투스의 1군에서도 퇴출당하게 된다.

이 시점이 중요하다.  퇴출 당하기 직전까지도, 마재윤은 팀 내 랭킹전에서 계속 상위권을 유지했다고 한다.  이는 마재윤에게 지속적으로 방송경기에 나올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해주었다.  방송경기에 나온다는 것은, 팬들과 접할 수 있다는 것이고, 또 승부 조작을 원하는 사람들과도 접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그는 승부 조작을 했다.  어떻게 보면 승부조작에 연루된 다른 사람들을 모두 합쳐도 따라올 수 없는 인지도를 쌓았고, 그 자체가 e스포츠의 아이콘중 하나일 수 있는 마재윤은 스스로 쌓아온 자신의 부와 명예를 모두 잃어버렸다.

박용욱 해설은 이렇게 말했다.
“사기쳐가지고 어디서 명예를 받을 수 있나요?”

마재윤, 그는 현재 자기최면을 걸은 것인지는 몰라도, 지속적으로 자신의 혐의를 부정하고 있다.
작년 여름, 용산 e스포츠경기장에서 그를 만나 포옹하고 사인을 받고, 간단한 대화를 나눴을 때 내가 그에게서 느꼈던 마에스트로의 모습은 이제 더이상 없다.  참고 링크 - 마본좌 마재윤 (http://konayuki.kr/170


박찬수

박명수



1987년 12월 7일 쌍둥이 형제.  두 선수 다 현재는 하이트 스파키즈로 이름이 바뀐 온게임넷 스파키즈 소속이었으며, 둘다 상당한 실력을 보유하고 있는 저그 유저였다.  박찬수의 경우에는 로스트사가 MSL에서 당시 프로토스들 중 최고의 포스를 보여주던 허영무를 상대로 우승을 거머쥐었고, 박명수는 박찬수까지는 가지 못했지만, 그래도 박카스 스타리그 2009에서 이제동을 상대로 하는 결승전까지 올라가는 쾌거를 이루기도 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 두 선수는 꾸준했다.  비록 2인자의 이미지가 강하기는 했지만, 결승전에 진출하기 전에도 당대 최강의 선수들을 상대로 꾸준히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으니깐.

나는 개인적으로 이 두 선수를 좋아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인격적으로 그 들을 싫어한 것이 아니라, 단지 박찬수 선수의 경우에는 내가 좋아하는 김택용 선수를 만날 때마다 너무나 좋은 경기력으로 이겨버렸기 때문에 느끼는 열등감 같은 것이었다.  박찬수 선수는 WCG 2009 스타크래프트 부분에서 우승을 한 적도 있는, e스포츠계에서는 저명한 선수이다.

박명수 선수가 연루된 조작 사건은 지금까지 알려진 것에 의하면 프로리그 올스타전의 단 한경기뿐이다.  “이런 이벤트성 경기에서 한 번 조작을 했을 뿐인데” 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겠지만, 어쨌든 범법행위다.  어떤 의미에서 그는 가장 운이 없게 걸렸는지도 모른다.

박찬수, 박명수 사과문: 나란히 각자의 팬카페에 사과문 게재


원종서

문성진

김창희



원종서는 마재윤과 더불어 이번 승부 조작사건의 진정한 악의 축이라고 볼 수 있다.  전태규와 함께 스파키즈 현역 시절에 꾸준한 성적을 내는 중견 선수였지만, 언젠가부터 퇴물화 되어가면서, 팬들에게도, 다른 선수들에게도 잊혀졌다.  그렇게 존재감을 상실한 그가 한 짓은, 승부 조작이었다.  더군다나, 악화된 경기력으로 자신이 직접 경기에 나설 기회가 상대적으로 줄어들었기 때문에 그는 자신이 아닌 팀 후배들에게 조작을 권장한 것 같다.  대표적인 예로 문성진 선수와 김창희 선수가 있다.

김창희 선수는 말 그대로 악동의 이미지였다.  게임 중 버그 사용으로 벌레테란이라는 오명을 받기도 했지만, 이는 솔직히 몰랐다고 한다면 넘어갈 수 있을 정도로 가벼웠고, 무엇보다 자신이 실패 판정을 받으면서 책임을 다 했기 때문에 그 점에 대해서 이제와서는 비난할 생각은 없다.  그는 자신보다 나이가 많은 선수들을 많이 도발하기도 했지만, 팬들에게 있어서 프로게이머 다운 좋은 면모들을 많이 보여주기도 했다.  비록, 우승 타이틀 같은 것은 가지고 있지 않지만, 계속 꾸준한 실력을 보여주던 중견 게이머였다.  그랬기 떄문에 김창희 선수를 싫어하는 팬들 조차도 그의 실력을 의심하지는 않았는데, 그마저도 승부 조작 사건에 휘말리게 된다. 버그 사용 경험이 있어서 그런걸까, 나는 조작 사건에 휘말린 그가 그렇게 밉지는 않았지만, 멀쩡한 팀 동료들의 처지가 안 좋아졌다는 것을 야기했다는 점에서는 용서할 수 없다.

내가 문성진 선수를 처음 본 것은 아레나 MSL 조지명식에서였다.  당시 전대회 준우승자였던 김구현 선수를 상대로 “준우승을 한 선수나 저나 같은 프로게이머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무서울 것은 없습니다,” 라고 하며 신인치고는 당돌한 발언을 해서 나는 처음에 “저거 미친놈아냐?” 라는 생각을 했었지만, 그 후에 프로리그 에이스결정전에서 당시에 프로토스 육룡 – 김택용, 송병구, 허영무, 도재욱, 김구현, 윤용태 - 들 중 김택용 선수와 함께 최고의 전성기를 달리던 송병구 선수를 잡아내기도 하고, 이후에 MSL 16강, 스타리그 4강까지 가는 등 좋은 면모를 보여주었다.  무엇보다 스타리그 8강에서는 당시 택뱅리쌍 – 김택용, 송병구, 이영호, 이제동 – 의 바로 뒤를 바짝 추격하던 팀동료 신상문 선수를 잡아내기도 했었으니깐, 그는 충분히 잘하는 선수였다.  여담이지만, 이번 조작 사건과는 별개로 그는 군입대를 준비하고 있었다.  진심을 담은 사과문을 올려준 점에서 나는 그를 용서한다.

문성진 사과문: 조작 가담 프로게이머 중 처음으로 직접 의사표시


김창희 사과문: 죄송하고, 죄송합니다. 또 죄송합니다.


진영수



진영수 선수가 어떻게 승부 조작 사건에 휘말렸는지 그 동기는 나도 잘 모르겠다.  하지만, 두 가지의 가능성이 있는데, 하나는 그가 개인적으로 친분을 가지고 있던 마재윤 선수의 권유로 그랬을 수도 있는 것이고, 학교 동창이었던 문성진 선수를 통해서 그렇게 된 것일 수도 있다.  훈훈한 외모를 가지고 있고, 비록 우승 경험은 없지만, MSL 4강까지 올라간 경험이 있으며, 심지어 그 MSL에서는 진영수를 이긴 선수들만이 결승에 올라갈 수 있다는 말이 떠돌 정도로 그는 당대 최강의 프로게이머의 대적자 같은 느낌이었다.  실제로 마재윤이 결승에 올라갔고, 김택용이 올라갔으며, 이제동도 올라갔었다.

진영수는 그 곱상한 외모 때문에 오히려 실력이 저평가된 선수들 중 하나였다.  디씨인사이드 스타크래프트 갤러리에서는 그를 타겟으로한 남자 팬들의 “게이 컨셉”까지 돌아다닐 정도로, 또 이름난 여배우들의 사진에 그의 얼굴이 합성될 정도로 그의 외모는 항상 화젯거리였다.  개인적으로는 김택용 선수나 민찬기 선수가 더 잘생겼다고 생각하지만, 진영수 선수도 잘생겼다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그는 게임 외적으로도 팬이 많았고, 내적으로도 많은 팬이 있으며, 억대가 넘는 연봉을 받는 그가 어떻게 돈 몇백만원 때문에 사기를 칠 수 있었는지가 의문이다.

진영수 사과문: 약식 기소된 6명 프로게이머"만" 전원 사과문 게재


김성기



CJ 엔투스의 중견 테란 프로게이머로 있다가 최근에 공군에 입대한 선수.  결정적으로 제도권에서 인정을 받은 e스포츠의 이미지를 실질적으로 망쳐놓은 장본인이다.  CJ 시절 팀 동료였던 마재윤 선수의 꼬드김에 넘어갔는지 어쨌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는 국가의 소속인 신분으로 이런 범죄를 저질렀다.  덕분에, 검찰이 아닌 군검찰에 호송되었다고 한다.  꾸준한 선수였지만 개인리그 성적이 이번에 연루된 선수들 중에 원종서 선수와 더불어 가장 낮다.  김성기 선수만큼은 마재윤 선수와는 다른 의미에서 이번 사건에 절대로 연루되지 말았어야 할 인물이었다.  야이 미친 김잦이새끼야.


신희승



이스트로 팀 소속.  이스트로 팀이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하고 있을 때도, 그는 비록 이제동 선수에게 3:0으로 패하기는 했지만, 스타리그 4강에 올라가기도 하고, 와카닉이라는 신희승식 테란-저그 전 해법을 자신만의 메카닉 스타일로 해결책을 제시하기도 했고, 프로토스의 맵이라는 카트리나에서 김택용 선수를 잡아낸 적도 있다.  이영호 선수가 한 때 잘 나갈때도 추풍령이라는 맵에서 테란-테란 전투를 이겨낸 적이 있는 등, 당대 최고의 선수들을 한 두번씩 좋은 전략으로 잡아내는게 그의 매력이었다.

뛰어난 전략가라는 의미에서 삼국지에서 가져온 와룡이라는 별명을 가졌던 신희승.  전문가들의 말을 빌리면 그에게 부족한건 피지컬 능력이라고 한다.  게임의 센스나 판단력, 전략 사용등 다른 모든 분야에서는 뛰어난데, 그 것들을 컨트롤 하는 손이 안따라줘서 본인이 내야할 성적을 내지 못한다는 평가가 다분했었다.

이제 더 이상 그에게 할 말은 없다.  그에게 부족한 것은 피지컬만이 아니라 도덕성이다.

신희승 사과문: 모든 관계자분들과 선후배 게이머분들께 정말 죄송합니다


John Autoburg는 용서는 봐주기와는 다르다고 말했다.  봐주기라는 것은 그야말로 정상을 참작해서 잘못을 잊어주는 것이지, 상대방의 잘못을 용서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출산에 임박한 임산부를 태우고 병원으로 가기 위해 과속 하는 차량을 봐줄 수 있다.  어른이 공공장소에서 시끄럽게 떠들면 안되지만, 어린 아이가 떠든다면 그것도 잘못은 맞지만 어른의 경우보다는 참작이 가능하다.  정말로 잊으려면 그냥 나쁜 기억력만 가지고 있으면 된다.  용서하는 것은 잘못을 잊어주는 것이지만, 용서할 수 없는 잘못도 있는 것이다.  이번 승부 조작 사건에 연루된 선수들은 대부분 어느 정도 실력을 인정받고 있는 선수들이었는데, 과연 우리는 그들 모두를 용서할 수 있을까?

단지 팬들 이외에도 이번 사건으로 인해 피해를 본 사람들은 많다.  결승전을 앞두고 있는 이영호, 이제동, 김정우 선수가 그렇고, 각 선수들이 포함되어있던 프로게임단들도 마찬가지.  무엇보다 언급하고 싶은 점은 무려 4 (5)명의 선수가 – 김창희, 문성진, 원종서, 박명수, (박찬수) – 가 연루되어 있었던 하이트 스파키즈의 남은 선수들, 그리고 마재윤과 김성기가 소속되어있던 CJ 엔투스의 선수들이다.

팀의 기둥 같은 존재였던 마재윤 선수가 조작 사건에 휘말리고도 조규남 감독을 필두로한 CJ 엔투스는 자신들의 상처를 이겨내기 위해 최근 최고의 주가를 달리는 이영호 선수에게 2패를 안기는 등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하이트 스파키즈는 최근 공군 에이스를 상대로 3:0의 스코어로 승리했다.  그리고, 스파키즈 선수들의 승자 인터뷰들이 떴을 때, 나는 눈물이 날 것 같았다.

신상문: 힘든 내색은 하지 않겠다.
이경민: 지금 우리 팀 응원해 주시는 팬들은 복 받을 것.
김상욱: 팀 승리에 최대한 도움을 주고 싶다.

현재 하이트 스파키즈는 단장이 해임되고 이명근 감독이 직무 정지 처분을 받은 관계로, 프로리그 경기에도 단 여섯명의 선수들만 출장하고 있다.

그리고 CJ 엔투스의 김정우 선수는 팀의 악재 속에서도 스타리그 결승을 간 덕분에 오늘 대한항공 격납고에서 당대 최강의 선수라는 이영호 선수를 상대로 좋은 경기력을 보여줄 것이다.

다른 선수들도 그렇겠지만, 무엇보다도 이런 악재들 속에서도 최선을 다하는 프로게이머들과 해설자, 그리고 기타 관계자 분들이 있기에 아직은 e스포츠의 미래는 밝다고 믿는다.  사건에 연루된 대부분의 선수들은 방출, 제명, 징계, 퇴단, 은퇴등 여러가지 절차를 밟고 있다.

마지막으로 어제 뒷담화에 나왔던 엄재경 해설이 인용하신 용비어천가의 내용이다.
“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에 흔들리지 아니하므로 꽃이 찬란하게 피고 열매가 많습니다.”

어떻게 해석해야 되는지는, 이 글을 읽으신 당신들의 자유입니다.

사진출처: 포모스, 와이고수